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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경기도검도회] 일요서울 667호 김재일선생님 기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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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경기도검도회 작성일07-05-18 조회1,678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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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무장지대서 꽃피운 김재일 선생의 검도 열정…



“우리 아이들만은 분단의 아픔을 모르고 지냈으면 하는데….”



일평생 ‘검도 외길’을 걸어온 경기도 검도협회장 김재일(金在一ㆍ68) 선생이 꿈꾸는 작은 소망이다. 14세 때 처음 검을 잡은 김 선생은 지난 94년 범사 8단 자리에 오른 한국 검도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.



검도에선 ‘단의 수’에 따라 검사, 연사, 교사, 범사라는 칭호가 함께 부여되는데, 여기엔 ▲검을 다룰 줄 아는 사람 ▲검을 연구할 줄 아는 사람 ▲남에게 검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 ▲검과 모든 생활에 있어 남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.



이는 ‘범사’ 칭호를 받은 김 선생이 어떤 인물인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.



대한 검도회 부회장과 심판분과 위원장을 거친 김 선생은 ‘조선세법 연구’ 등 다양한 명저를 집필했으며 현재는 경주대 외래교수로 출강하며 후학들을 양성하는데 전념하고 있다.



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지녔지만 김 선생의 마음은 요즘 여러모로 착잡하다. 자신이 검도를 가르치고 있는 대성동 초등학교 어린이들 때문이다.



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위치한 ‘자유의 마을’ 대성동 초등학교. 비무장지대의 특수성 탓인지 다섯 곳의 검문소를 통과해야 출입할 수 있는 남한 최북단 학교다. 깃대에 매달린 대형 태극기와 맞은편의 인공기는 국토 분단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.



총 학생수 9명에 불과한 이 단촐한 학교는 올해 단 한명의 졸업생도, 신입생도 없이 쓸쓸한 봄을 맞이했다. 파주시 교육청은 존폐 위기에 놓인 학
교를 위해 컴퓨터 및 영어 등 특기 적성 교육을 실시하며 학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.



김 선생은 이곳 아이들의 미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지난 04년 2월부터 4년째 검도를 가르쳐 왔다. 학교가 특기 교육 일환으로 ‘검도 대가’ 김 선생의 수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.



매주 1회씩 있는 금요일이 되면 어린 학생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선생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한다.



“애들이 정말 즐거워해. 컴퓨터, 영어보다 검도가 더 재미있대.”



이렇게 말하는 김 선생이 이 일을 추진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.



검도계는 물론, 경기도 각계각층에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. 늘 이들에게 마음의 짐을 지고 있다고 선생은 입버릇처럼 말한다. 수련장, 간식비, 장비 보급 등이 난제로 남아있지만 곧 해결되리라 믿고 있다.



그래도 김 선생은 뭔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. 불과 몇 걸음만 옮기면 북녘 땅인데, 들어갈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. 정전위원회, 유엔군의 삼엄한 경비로 대성초교는 말 그대로 ‘육지의 섬’처럼 고립돼 있다.



이 때문에 선생은 “내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검도를 가르치는 게 이렇게 어려워서 되겠어? 도대체 이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이렇게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하느냐 이 말이야”라며 “아이들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을 비롯해 누구도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아”라고 목소리를 높였다.



하지만 김 선생은 상대를 향해 굳건한 칼을 내밀듯 결코 포기하지 않고 더욱 힘차게 가르침을 진행 중이다. 내친김에 판문점에서 JSA군인들과
유엔군 관계자들에게도 함께 검도를 가르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.



더 나아가 북한 군인들에게도 검도 물품을 지원하고, 교육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. 개성지역부터 시작해 북한 전역에 검도를 보급하는 게 남은 숙원이다. 남북 교류란 거창한 게 아니라 이런 자그마한 일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다.



“북한 군인에게 검도를 알려주고, 이들이 또 고향에 돌아가 검도를 가르치면 참 좋을텐데.”



김재일 선생의 마지막 꿈★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. 김 선생의 지도를 받은 북한 검도인들이 남한의 검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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